2월의 끝자락, 봄이 성큼 다가왔습니다. 일교차는 커지고 햇살은 점점 포근해집니다. 아직 3월 초 눈 소식이 있지만 아쉬운 겨울의 투정이겠지요.
유난히 춥고 혹독했던 겨울과의 이별을 준비하고, 오는 봄을 환영하며 남영화 작가님의 『숲에서 한나절』에 담긴 이야기로 이번 호를 열어보려 합니다. 책은 온통 식물에 대한 이야기인데 한 장 한 장 읽어나갈수록 마음에 위안을 받게 됩니다. 그중 불어오는 봄바람에 맞춰 일부를 공유드려 봅니다.
《너는 이미 꽃보다 아름답다, 꽃다지》 중 발췌
꽃다지를 꽃 이름으로만 알고 있던 어느 날 흥미로운 얘기를 들었다. 오이, 가지, 참외, 호박 등에 맨 처음 달린 열매도 꽃다지라고 부른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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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처음’이라는 이유로 똑같은 이름이 붙은 걸까? 이른 봄 맨 처음 피어나는 ‘꽃다지’ 꽃은 봄 숲이나 들판의 바닥 어디서나 볼 수 있는 십자화과 식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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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쩌면 누구보다 먼저 피느라 꽃다지는 제일 많이 아팠을까? 꽃다지가 여릿여릿 가녀린 노란빛으로 무리 지어 피는 풍경은 왠지 눈물겹다. 얼마나 많은 아픔을 견디고 저렇게 환한 노란빛을 보여 주는 걸까. 그래서 봄과 가장 닮은 꽃이 아닌가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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햇살인지 꽃인지 모를 아롱아롱한 봄의 설렘을 안겨 주는 건 그 꽃이 겨울을 이기고 만든 눈부신 생명력을 말하지 않아도 절로 느끼기 때문 아닐까. 그건 어쩌면 모든 생명이 견뎌내야만 하는 아픔이 만들어 낸 공감일지도 모르겠다.
'꽃다지'가 되어준, 오늘도 '꽃다지'가 되어주고 있는 여러 모습의 누군가들에게 감사한 마음으로 봄을 맞아봐야겠습니다. 그렇게 작은도시이야기 26호 2월 이야기를 시작합니다. 🙌